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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국 모차르트가 되기로 했다. [Kelly 음악 수필 : 8화]

문화 & 예술 이야기/음악과 힐링

by Aaron martion lucas 2020. 6. 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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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예권이 친 모차르트 소나타 K.333 1악장

난 오늘 모차르트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모차르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이다. 스트레스를 풀 때면 모차르트를 듣거나 직접 치며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실제로도 모차르트 음악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렇지만 타인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음악을 작곡한 본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우울증과 신장병으로 35년 인생을 마감했다.

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이상하게 그의 외로움과 우울함이 느껴져 동질감이 생기곤 한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모차르트는 밝은 음악, 장난꾸러기, 천덕꾸러기의 이미지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어릴 때부터 천재로 인정받았고 아버지와 유럽을 돌아다니며 주목받으며 연주를 했던 그런 잘 풀린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 어린 나이에 궁정에서 연주를 하면서도 긴장 한번 하지 않던 그런 모차르트를 우린 당연시한다. 그렇지만 모차르트 곡은 주로 연주를 위해 이동을 하다가 쓴 곡이 많다고 한다. 아무리 자신의 음악을 즐겼다고 해도 우울증이 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특히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Mozart SonataK.333 1악장의 경우는 아직도 학자들 사이에서는 린츠에서 썼다, 빈에서 썼다는 등 갑론을박이 많다. 죽어서도 모차르트는 본연의 마음을 결국 대중에게 드러내지 못한 채 현재까지 사람들에게 오르내리고 있다.. 이상하게 밝은 소나타 사이에서 이 곡은 무엇인가 모차르트가 자신의 힘듦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모차르트가 한창 작곡을 할 절정기에 쓰인 곡이었기에 우울증도 절정에 달했을 것인데 그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천진난만한 모습 뒤에 있었던 모차르트는 항상 작곡을 해야 했으며, 그 짧은 시간에 그리고 또 그 어린 나이에 작곡을 하고 인정받았기에 한편에서는 거만했다고 평가하는 몇몇도 있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그 시간에도 외로워하고 있었다. 때문에 결혼을 해서도 저축이라고는 하지도 않았다. 계속 이런 호화스러운 삶이 유지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일까? 35년의 그의 삶과 상반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런 그의 삶 속에서 나를 보았다.

최근 주위에서 조금씩 인정을 해주고 있지만 난 요즘 너무 외롭다. 내가 힘들다고 하면 원래 우울증이니까, 원래 공황장애가 있었으니까 약 먹으면 괜찮을 거다’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역시 시간은 사람을 무뎌지게한다. 그렇다 보니 난 입을 닫아버렸다. 다시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있었고, 감정표현을 할 줄 모르는 내가 있었다. 일기장에도 내 감정을 말하지 못하는 내가 또다시 있는데 그 모습을 스스로 돌아본다는 것은 정말 절망적인 일이다. 모차르트의 마지막처럼 나도 결국엔 똑같을 것이란 생각이 들며 점차 무기력해진다. 

모차르트의 결혼생활은 그래도 너무나 행복했었다고 한다. 모차르트가 숨을 거두자 아내 콘스탄체는 모차르트 시신 옆으로 가서 본인도 같이 죽겠다고 했었다. 모차르트는 마지막 장례식 조차 외롭고 초라했다. 귀족이 아니었고 평민이었기에 그의 장례에 아무도 따라가지 않았고 오스트리아 빈의 성 마르크스 공동묘지 내 극빈자 묘에 조용히 묻혔지만 사실 아직도 모차르트의 무덤은 어디 있는지 확실히 파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하기 그지없게 생을 마감했다.

모차르트가 우울증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소나타가 탄생했을까? 그가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다면 더 많은 오페라가 탄생했을까? 나도 언젠가 모차르트를 만나게 되면 그에게 묻고 싶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모차르트 생가에 가보고 난 뒤에

우울했던 모차르트. 지금도 우울한 나. 그리고 그걸 바라보고 있는 주위 사람들... 참 다들 힘들었다. 고생했다. 나도 무엇인가 마음의 정리를 하고 있는데 아직 모르겠다. 어떤 정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모두에게 미안했고 난 결국 돌아갈 것이다.

결국은 돌고 돌아 원점으로 왔다. 그리고 모두의 앞날엔 나처럼 같은 상처, 고민받고 힘들어하지 않길. 모든 감정은 나에게 다시 돌아오기에 행복한 생각만 하고 행복만 하길.

그래서 내 감정을 애써 모른 척하는 나는 결국 모차르트가 되기로 했다.’

 

<루카스 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 잡지>
작가 : Kelly, "마음을 듣다, 마음을 덜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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