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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달 하고 열흘 만에 다시 글을 쓰려니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참 많이 바빴고 아팠고 쓰라렸다. 나에 대해 반성하고 또 조언을 해주며 내가 과연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한순간 모든 것을 다 놓고 싶었다. 갑자기 온 딜레마에 난 다시 세상과의 단절을 원했고 결국은 그렇게 했다. 오랜 기간도 아니지만, 소통이라는 게 참 버거웠다. 그래서 다시 숨었고 또 몇 년 전의 나로 돌아갔다. 최근 어린 친구의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하며 만감이 교차했다. 잘 살아내는 줄 알았고 또 잘 살아 낼 것으로 생각했기에. 나도 참 악착같이 버텼다. 손 내밀 힘조차 없었고 한동안 감정을 느끼질 못했다. 그리움도 외로움도 아픔도 그냥 다 버거웠다.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도… 그래서 더 일에 집중하고 미친 듯이 일만 했다.
난 오늘 취업준비생들 그리고 실패라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사는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기에 다시 글을 쓴다.
요즘 취업 시즌이라 많은 사람이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다. 나도 그 달림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기도 하고, 기준도 모르는 평가에 웃고 우는 너희를 보며 또 그 평가에 좌절하는 너희를 보며 항상 나는 안타까움이 먼저 든다. 정말 좋은 장점이 있는 너희가 왜 불합격이라는 3글자에 실패자로 자신을 칭하며 한숨을 쉬고 눈물을 쏟는지… 넘어져서 일어나볼 생각도 안 하고 넘어진 채로 머물러 있는지… 넘어져서 일어나봐야 다음에 넘어져도 빨리 일어날 수 있는데 왜 그 자리에서 울고만 있는지…
우린 아무도 너희에게 실패했다고 말한 적 없다.
난 앞서 말했듯이 이직만 9번 했고 스펙이라고는 면접에서 안 떨어져 본 것밖에 없다. 정말 장난 같은 스펙이다. 이력서에 한 줄도 쓸 수 없다. 남들 다 버티는 ‘사회’라는 곳에서 나는 6개월 이상 버텨본 적 없다. 설령 버틴다 한들 회사가 망했으며 1년을 넘긴 적이 없었다. 그때의 나도 그랬다. “나는 실패했고. 이 나이에 이제는 나를 받아줄 곳은 없을 것이라고. 내가 원하는 능력 있는 여자가 되기에는 글렀다고” 수도 없이 말했다. 내 취미는 아무 기업이나 지원하는 거였고 특기는 면접 가서 안 떨고 할 말 다하고 나오기였다. 여기까지 오는데 거의 10년이 걸렸다. 난 작년 이시간 프로그래머이자 마케터로서 서울에 출장을 가 있었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범한 직장인 중 한 명이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단지 세게 넘어지고 일어나고를 많이 겪었으며, 일어나는 방법을 조금 빨리 터득했고 내가 넘어질 때 손잡아줄 누군가 필요했었는데 나는 그런 사람이 없었기에... 너희만은 그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성공해서 좋겠어요
요즘 내가 제일 많이 듣는 말이다. 자랑이냐고? 아니, 난 단 한 번도 성공했다고 내 입으로 말한 적 없다. 요즘 내 취미는 ‘성공 할 너희를 도와주는 것’이고 특기는 ‘성공한 척 하기’다.
실패와 성공의 기준은 객관적 데이터도 없으며 그 누구도 정해주지 않았다.
괜찮다, 잘될 거다, 좌절하지 마라, 나도 수백 번 들었던 말이었다. 어차피 내가 지금 백번 말해도 귀에 안 들어오고 마음에 와 닿지 않을 것이란 걸 안다. 내가 그랬으니까. 나는 대기업, 공기업 가는 것이 성공이라 생각했고 나는 열심히 살지 않았기에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럴만한 자격이 없었다고 이미 혼자 단정을 지었다. 정말 겸손하디 겸손한 20대 초, 중반을 보냈다.
열심히 살아온 너희의 자소서와 이력서를 보고 또 면접 준비를 해주며 많이 느꼈다. 아무도 지원한다고 뭐라 하지 않는데 너희 또한 혼자만의 벽을 세우고 있었다. 항상 말한다. 도전은 자유다. 지원했다고 해서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난 항상 말한다. ‘내가 스펙이 없으니 너희가 내 스펙이 되어달라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같이 슬퍼하고 같이 마음 아파하며 같이 힘들어하는 것뿐이다. 시험, 면접 망쳤다고 풀 죽어 있지 마라. 서류 떨어졌다고 울지마라. 우리나라 기업 다 넣어보고 좌절해라. 너희가 모르는 좋은 회사, 직업은 생각보다 많다. 세상이 너희를 버린 게 아니라 너희가 열심히 고르고 있는 중인것이다. 많은 평가와 점수, 기준에 좌절하고 고개 숙인 너희는 잘 못 한 것이 없다.
너흰 참 열심히 살았다. 이렇게 살아낸다고 수고했다. 잘 버텨줘서 고맙다. 너희의 인생을 단 몇 자에 녹여내는 그 모습이 정말 멋지다. 하루하루를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불안한 감정 속에 지내느라 정말 고생이 많다….
<루카스 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 잡지>
작가 : Kelly, "마음을 듣다, 마음을 덜어내다"
음악 : 라라랜드 ost 중 - audition / 달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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