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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들의 피해자가 아님을, 이제 그만 어둠속에서 일어나길 바라며 [Kelly 음악 수필 : 케이시 – 이 노랠 들어요]

문화 & 예술 이야기/음악과 힐링

by Aaron martion lucas 2019. 12. 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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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 이 노랠 들어요
눈을 뜨면 한숨만 나고 뜻대로 되는게 없을 때
도로 위 꽉 막힌 저 자동차처럼 가슴이 답답할 때
시린 겨울 얼어붙은 밤 나 혼자 외롭고 쓸쓸할 때

이 노랠 들어봐요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면 들어요
위로가 되어줄

그대 수고 많았어요. 오늘 밤 잘 자요
내일이면 조금 괜찮아질 거예요

힘든 일이 자꾸 겹쳐서 뭐가 힘든지 모를 때
요즘은 어떠냐는 흔한 안부에 눈물이 툭 떨어질 때
남들은 다 앞서가는데 나 혼자 제자리걸음일 때
이 노랠 들어봐요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면 들어요
위로가 되어줄

그대 수고 많았어요. 오늘 밤 잘 자요
그대 곁에 내가 함께 할게요

(I will be with you baby, open your mind)

내일 아침이 오면 다시 웃을 수 있게
오늘까지만 울어요 간절히 난 노래할게

들어봐요. 위로하는 목소리
무슨 일 있어도 항상 여기 있어

숨을 크게 들이쉬고 함께 불러봐요
걱정 마요 다 괜찮아질 거에요

어떤 기분인지 다 알아
지치고 힘든 그댈 다시 안아줘
이 노래를 들어요

얼마 전 정준영과 최종훈의 기사를 보며 화가 났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열했다는 그들을 보며, 피해자들이 흘린 눈물은 그에 비해 더 아팠을 것이며 6년이란 세월로 용서받을 수 없음을. 나도 용서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지만 이번에 다 무너졌다. 구하라라는 가수가 버텨주길 바랬지만 잡을 수 없었다. 하루라도 덜 아플 수 있는 그녀에게 고생했다 라고 말해주는게 맞나 싶던 내 자신에 정말 가슴이 미어진다.

징역 6년 / 5년을 선고받은 두 짐승들은 선고 후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내가 이렇게 분노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래, 나도 그 많은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나도 어떻게 보면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요즘 잘 모르겠다. 그를 더 이상 용서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아니 해선 안될 것 같다. 6개월 있으면 사회에 나오는 그 사람을 용서하기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내가 내 자신을 놓아 버리기엔 그 사람이 나와서 살아갈 남은 4050대가 너무나 평탄할까 싶어 꼭 내 눈으로 그 무너짐을 보고싶다가도 그냥 내가 하루라도 마음이 편한게 다행인가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순간적이었을꺼다. 잡아주길 바랬을꺼다.

나도 그런 순간이 있었고, 그때마다 항상 걱정해주는 이들이 있었고 그러기에 이를 물고 버텼다. 지나가는 남자만 봐도 몸이 굳었고 모르는 남자 목소리만 들어도 울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렇다. 나도 3년이라는 시간동안 아파해왔고 난 피해자가 아니라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그러기엔 그동안 너무나 많은 나 자신을 잃었다.

법정에서 싫은 기억을 다시 되짚어 말해야 했고 떠올리기도 싫던 기억을 계속 떠올려야 했던 3년 전 겨울. 선고날에는 그 사람도 울었다더라. 그 사람의 엄마는 본인 아들은 정말 착한 아이며 그 순간은 실수였다고 했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 앞에서 실수라는 말을 태연하게 했으며 엄마라는 사람은 내가 본인 아들의 인생을 망친 사람처럼 말했다.

그렇기에 더 끝까지 싸웠다. 난 아직 용서하지 못했고 사과 받지 못했다.

그 눈물의 의미가 참회가 아니란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냥 단순히 본인의 인생에 대한 눈물이었음을 알고 있기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하는 그 잠시가 두려웠던 것임을 알고 있다. 정준영과 최종훈의 눈물 또한 나를 무너지게 했다.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울었어도 얼굴을 감싸쥐었어도 아무것도 해선 안된다. 서있을 힘조차 있으면 안됐다. 그 당시에 죄의식이 없었던 너희들이었기에 그 자리에 있는거고 피해자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소한의 이성으로 대처했기에 법의 테두리안에서 벌을 받는거다.

피해자들은 평생을 아픔속에서 힘들어야한다.

다들 내가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떻게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버티고 있었지만 난 사실 내가 무섭다. 누군가 잡아 주길 바라고 있다. 괜찮지 않다. 아직도 모르는 남자와 스치기만해도 무서우며 대중교통을 못타는 것도 그 사람때문이란 것을.. 내가 이렇게 밝히는 것도 사실 무서웠다. 주위 몇 사람만 알고 있었기에.. 나한테 위로 받으라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 사람을 용서하겠다는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내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내 든든한 정신적 지주였던 친구가 생각치도 못한 병마와 싸우기 시작했다. 난 그동안 그 친구에게 받았던 위로를 어떻게든 돌려주고자 한다. 무너져도 괜찮다. 긍정적이지 않아도 괜찮다. 애써 괜찮은 척 하는 니가 나는 더 마음이 아프다. 왜이렇게 자기 자신을 낮추는지 모르겠네 자신감을 가져라라고 했던 그 말에 자신감도 많이 가졌다. 내가 하는 일에 누구보다 축하해줬기에 나는 이 자리까지 왔다.

이겨낼꺼다. 누구보다 밝았고 강했던 너이기에.

내가 힘들 때 가장 나를 잘 이해해주던 너였기에.

대학 내내 붙어다녀 추억도 가장 많은데 아무것도 못해주는 내가 너무 미안하다. 긍정적이게 생각하려해도 안된다는 말 이해한다. 억지로 강하지 마라. 그동안 내가 기댔던 것 이제는 돌려줄게. 언제든 불렀으면 좋겠다. 아메리카노도 연하게 먹고 월남쌈도 원없이 사줄테니까 힘내자. 드라이브도 하러가고 할게 너무나 많으니까.

 

<루카스 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 잡지>
작가 : Kelly, "마음을 듣다, 마음을 덜어내다"
음악 : 케이시 – 이 노랠 들어요

(이 노래는 주차장에 주차해놓고 들으며 그렇게 울었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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