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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뉴욕 여행기 2편] 뉴욕 좀 다녀봤다는 사람들의 핫플레이스

생활 정보 이야기/해외 여행 일지

by Aaron martion lucas 2019. 11. 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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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뉴욕여행 2일차는 관광객이 바글바글한 유명 코스를 그대로 따라가 보았다. 줄을 오래 서야 뻔했지만, 벌써 세번째 오는 나조차도 못가본 곳들이기 때문에 정도는 참을 있을만큼 호기심도 많고 기대감도 높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특히 음식. 포털 사이트에 뉴욕 여행을 검색했을 가장 많이 보이는 콘텐츠가 베이글과 랍스터였다. 기대를 할래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일찍 7시쯤 일어나자마자 준비를 하고 부지런히 베이글 집으로 향했다. 숙소를 Long Island City 잡았기 때문에 지하철 타고 15분이면 가는 거리였다. 그동안 우리는 시차적응이 눈으로 베이글 가게 메뉴를 찾아보고 군침 도는 사진들을 보면서 잠을 쫓았다. 지하철에서 아주 신기했던 것이, 출근 시간인데 가방에 강아지를 넣은 채로 매고 있는 사람을 여럿 목격했다.

단순히 소형견 뿐 아니라 대형견도 미국에서는 저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한국 사람의 눈으로 때는 마치 가방 안에 강아지가 있다는 것을 모른 실수로 함께 나온 것처럼 자연스럽고 다른 직장인들과 다를 없었다. 반면 얼굴만 빼꼼 꺼내놓고 졸거나 반쯤 넋이 나가있는 강아지들의 표정은 해본 일이 아니라는 주변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지하철 운행하는 소리에 놀랄 법도 한데, 우리보다 편안해보였다. 심지어 뉴욕인들은 그런 강아지들을 보고 좋아 어쩔 모르는 우리를 별난 사람 보듯 쳐다보았다. 우리는 민망한 줄도 모르고 15 내내 열심히 남의 강아지를 관찰했다.

구글맵이 알려주는 길을 따라 안전하게 도착한 베이글 가게 Essa Bagel. 역시나 사람이 많았다. 아니, 블로그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사람이 많았다. 온라인 픽업을 신청한 사람들은 짧은 줄을 서고 베이글을 받아갈 있었는데, 이거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 같은 시스템인 했다. 45 정도 줄을 메뉴를 고르고 다른 사람들이 주문하는 방식을 살펴봤다. 처음인데다가 우리나라처럼 순서를 알려주는 친절한 표지판도 없었고 메뉴도 워낙 다양해서 대단히 혼란스러웠다. 주문을 때까지도 갈피를 잡지 못했는데, 우리를 담당한 직원 아저씨께서 정말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관광객을 많이 만나보신 확실히 여유가 있었고 내가 빼달라고 요청했던 케이퍼를 넣는 척하며 장난도 쳐주셔서 한층 긴장이 풀렸다. 미국인들의 이런 여유와 재치는 언제 보아도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덕분에 우리는 한참을 기다리고도 즐거운 아침 식사를 있었다.

기가 막히게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베이글 샌드위치로 배를 채우고 우리는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뉴욕 관광지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Vessel 찾아갔다. 현장에서 당일 티켓 발권을 있었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우리에게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입장료는 공짜였고 바로 앞에 대형 몰이 위치해있어 1시간 정도는 거뜬히 기다릴 있었다. 친구는 안에 자리한 블루보틀 매장에서 한국 블루보틀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는 머그컵을 구입했다. 당시에는 아직 한국에 출시되지 않은 아이폰 11 시리즈도 구경했고, 몇몇 매장에도 들러서 이것저것 입어보고 신어보다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뉴욕의 에펠탑으로 불리우는 조형물 베셀(Vessel)

예약한 시간을 5 남겨두고 Vessel 입구에 도착하니 안내원 분들께서 스마트폰 바코드를 리더기로 찍고 들여보내주셨다. 요즘 웬만한 관광명소들은 이런 신식 입장 테크놀로지를 도입한 같다. 사실 사진으로 Vessel 아주 거대하고 복잡하며 안에 무언가 구경할 거리도 많을 것처럼 생겼는데, 실제로 Vessel 생각보다 아담하고 심플한 구조에 구경할 거리라고는 경치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그냥 사진을 찍기 좋은 독특한 구조물이었을 뿐이었다. 우리도 여기서 100 가량의 사진을 원없이 찍고 주변의 다른 빌딩과 옆에 흐르는 강을 구경하며 여유로운 오전 시간을 보냈다. 퇴장 시간은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인생샷을 건지겠다며 조급해 필요가 전혀 없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주변을 내려다보며 사람 구경 강아지 구경을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베셀(Vessel)은 사진으로 보는것보다 사실 아담한 크기에 독특한 내부 구조를 지니고 있다

Vessel 쇼핑몰 사잇길을 따라가다보면 내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는 하이라인 파크 입구가 등장한다. 아무런 표지판도 없고 안내원도 없어서 우리는 Vessel 주변을 한참동안 헤매다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게 나오는 골목을 발견하고서야 간신히 찾을 있었다. 내가 하이라인 파크를 하이라이트로 꼽는 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우선 하이라인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평지의 공원이 아니다. 9미터 높이의 도심 철로가 이상 이용되지 않자 철거를 논하다가 창의적인 사람들의 도움으로 개조하여 만든 도시형 공원이다. 빌딩숲들 사이로 1.6킬로미터에 걸쳐 뻗어있는데, 3~40 정도면 충분히 걸을 있는 거리이다.

빌딩 숲속 사이로 만들어진 도시형 공원 하이라인 파크 (High Line Park)

나중에 스티븐 존슨의 <미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라는 책을 읽고 알게 사실인데, 하이라인 파크 조성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들은 도시계획 전문가도 정치인도 아닌, 버려진 철로에 와서 낙서를 하고 음악을 듣고 친구들과 어울렸던 평범한 시민들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 가장 좋은 결정은 이해관계자가 직접 참여한 결정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 시민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토록 독특하고 아름다운 공원을 마음껏, 그것도 무료로, 즐길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공원 곳곳에 당시의 적극적이고 예술적인 시민들이 남겼을 법한 그라피티 흔적이 마치 고대 유물처럼 그대로 뜯어서 가져다 놓은 모습으로 전시되어있다. 예쁘게 칠한 조형물들처럼 조금 근래에 만들어진 것으로 유추되는 작품들도 여럿 놓여있다. 1.6킬로미터가 아주 거리 같지만, 조화롭게 구성된 각양각색의 식물들과 이러한 예술작품들을 구경하다보면 금세 도착해서 아쉽기만 하다. 조금이라도 아쉽도록, 하이라인 파크에 방문하게 된다면 무조건 넉넉한 시간을 할당해놓기를 바란다.

삭만한 도심속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하이라인 파크의 광경에 빠져들게 된다.

하이라인 파크가 굉장히 좋은 여행 일정이었던 실용적인 이유가 있다. 예쁜 공원이 Vessel첼시마켓을 직접 잇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쁜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며 눈도 호강하고, 최종 목적지 첼시 마켓에 있는 맛있는 랍스터를 실컷 먹을있도록 허기진 배도 준비해 놓을 있지 않은가. 뉴욕 여행 코스를 검색하다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첼시마켓의 랍스터 집이다. 레스토랑이라고 수도 없는 북적북적한 분위기에, 대부분 서서 먹는 풍경이 시장을 연상케 한다. 해산물 전문 시장. 포크나 나이프는 없지만 랍스터를 들고 뜯을 있도록 일회용 장갑도 친절하게 마련해두었다. 랍스터 곳곳에 금을 내주어서 부러뜨려 먹기에도 굉장히 쉬웠다.

뉴욕 첼시마켓의 명물, 랍스터의 영롱한 자태를 보시라

무엇보다 쪄서 나온 랍스터는 역시 촉촉하고 살이 오동통해서 정말 맛있었다. 옆에 주는 노란 소스는 녹인 버터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인 입맛이라 그런지 너무 느끼해서 랍스터에 레몬즙만 채로 야무지게 먹었다. 여자 둘이 미디엄 사이즈의 랍스터를 싹싹 파먹었으니, 참고해서 미디엄 이상의 크기로 선택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랍스터로는 모자랐기 때문에 생굴과 성게알 롤도 주문했다. 모두 훌륭한 퀄리티였다. 아주 만족스럽게 배를 채운 우리는 가게를 나오며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역시 여행의 즐거움은 음식이지!

 

<루카스 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 잡지>
작가 : 반미국인 반한국인 "25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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