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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이야기] 안전한 고양이 합사를 위하여 - 2편 (서로에게 익숙해지기)

생활 정보 이야기/반려 동물 정보

by Aaron martion lucas 2019. 11. 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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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다뤘듯이 합사 스트레스로 인해 구루의 구토가 발생했다. 정말 다행히도 구루가 토하는 일은 한 번으로 그쳤고 토사물의 색깔도 갈색이어서,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으로 먹었던 것을 게워낸 듯했다.

지난 포스팅 보러가기↓↓↓

 

[냥이 이야기] 안전한 고양이 합사를 위하여 - 1편(첫 만남)

드디어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구찌가 우리집으로 찾아왔다. 입양 결정이 된 지 대략 한 달만의 일이었다. 한 달이나 걸린 데에는 중간에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인 점도 영향이 있었지만, 이사 이후 합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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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소화기관이 예민한 편이라서 쉽게 구토를 한다. 주로 과식했을 때나 오랜 시간 공복 상태로 있었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이러한 구토 증세를 보이는데 이 경우는 여러 번 반복적으로 토한 게 아니라면 아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만약 토사물에 색깔이 불그스름하다면 피가 섞인 경우이기 때문에 반드시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합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지 않으면 더 크게 탈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완전 격리를 지속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우선은 최대한 구루와 구찌가 눈이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문을 완전히 닫아두는 시간을 늘렸다. 합사 시작 시점부터 구루가 소량 복용하고 있던 질켄을 구루의 몸무게에 맞춰서 정량 급여로 변경하였다.

프랑스산 고양이 스트레스 완화제 "질켄" 쉽게 간식에 섞어서 줘도 좋다.

질켄은 대표적인 고양이용 스트레스 완화 보조제로, 모유 속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심리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제품이다. 실제로 많은 보호자가 장거리 이동, 합사, 이사 등으로 인해 고양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이 제품을 사용한다. 의약품이 아닌 보조제이기 때문에 별도의 처방전 없이도 구매가 가능하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발생할 예정인 시점보다 하루 이틀 정도 일찍 복용을 시작하는 게 좋다. 구찌를 데려온 임시 보호자님이 감사하게도 합사 준비를 위해 질켄을 챙겨주셔서 따로 구매하지는 않았다.

물론 스트레스를 받는 건 구루만이 아니었다. 구찌는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덕에 처음 집에 도착한 순간부터 숨지 않고 격리실 곳곳을 탐방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격리실 문 너머로 보인 바깥에 관심이 생겼는지 자꾸만 나가고 싶어 했다. 그렇다고 격리실에서 내보낼 수는 없다. 구루와 마주쳤을 때 하악질과 발톱을 세우고 펀치를 날리며 명백하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하악질은 고양이가 공포감을 느꼈을 때, 상대방에게 물러나라고 위협을 할 때 주로 내는 소리다. 입을 벌리고 캬악! 하는 소리는 내는데, 이때는 섣불리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까이 다가가면 자신의 보호하기 위해 상대를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그대로 둘을 한 공간에 있도록 하면 유혈사태가 일어나고 서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을 게 뻔했다.

다음 날에도 쭉 완전 격리를 유지하되, 구찌의 하악질이 조금씩 줄어들어 다음 단계를 시행하였다.

3. 냄새 교환하기

구루의 담요를 마치 자기껏 마냥 편히 베고 있는 구찌

격리실에 두었던 담요와 구루가 사용하던 숨숨집을 교환하였다. 각자의 냄새를 맡게 해서 익숙해지게 하는 방법이다. 좀 더 확실히 하고 싶다면 양말이나 수건으로 고양이를 문지른 다음, 다른 쪽 고양이가 그 냄새를 맡도록 유도하면 된다. 처음에는 냄새를 맡고 적극적으로 공격적인 태도를 드러낼 수도 있다. 고양이가 서로의 냄새를 교환하여 맡게 해도 흥분하지 않고 별다른 반응이 없다면 조금씩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된다.

4. 공간 바꾸기

처음으로 거실에 나온 구찌의 모습

둘이 서로 익숙해진 다음에는 서로가 머무는 공간을 잠시 바꿨다. 구루를 격리실로, 구찌를 거실로 데리고 나온 것이다. 냄새에 충분히 익숙해진 상태라면 고양이는 집안 곳곳을 구경하고 살피느라 분주하게 돌아다닐 가능성이 크다. 15분 정도 후에 다시 원래의 위치로 들어가도록 해준다. 이와 같은 공간 교환을 하루에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했다. 나중에는 공간을 교환하더라도 딱히 흥분하거나 흥미를 보이지 않고 차분해졌다.

사실 합사가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몰랐는데, 구찌의 성격이 워낙 대범하고 붙임성이 좋은 데다가 구루 역시 공격성이 거의 없는 소심하고 순한 성격이라 어려움이 별로 없는 편이었다. 서로를 받아들이는데 이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들었는데, 나는 운이 좋은 집사인 셈이다.

그리고 그다음 날, 이제 둘은 서로 어쩌다 얼굴을 봐도 그다지 긴장하지 않는 수준이 되었다.

드디어 제대로 대면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고양이 합사하기 3편에 계속됩니다.)

 

<루카스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잡지>
작가 : "구루 & 구찌 집사"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guruisc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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