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커뮤니티 허위 계정 살인 예고, 논란의 문제점을 알아보자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경찰관으로 보이는 유저 (블라인드는 회원 가입 시 소속 직장을 입력해 노출됩니다)의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경찰청 소속의 경찰관으로 소개한 글쓴이는 강남역에서의 흉기 난동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조사 끝에 해당 글을 쓴 유저는 경찰관을 사칭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의 ID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하자 타인에게 50,000원을 주고 해당 아이디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오게 되어 판매책까지 검거 완료 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는 블라인드에 대해 알아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그리고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라인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경찰관을 사칭한 익명의 살인 예고글

1. 블라인드 (Blind) 커뮤니티란?

블라인드 커뮤니티는 "투명한 소통을 통해 지속가능한 조직문화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직장 커뮤니티로 직장인들의 회사 연봉 정보와 이직 및 커리어 관리를 위한 플랫폼으로 시작하여 직장인들 혹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웹과 어플을 통한 활발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커뮤니티 기업 중 하나입니다.

✅(링크) 논란이 되었던 블라인드(Blind) 직장인 커뮤니티 주소

블라인드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익명성'을 보장하여 본인이 속해져 있는 회사의 실제 모습과 연봉 및 복지와 같은 취업 준비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정보를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가려운 부분을 해소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러한 익명성은 철저히 보장해 주되, 익명성 너머의 사회적 책임과 인증 절차가 매우 허술하여 커뮤니티가 커질수록 개인의 성향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편향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이용자가 직접 걸러내야 하는 혼란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2. 문제의 원인 

2-1 인증 절차의 허술함 

블라인드에 직장인이 가입하기 위해서는 소속된 직장에서 사용하는 이메일로 블라인드 측에서 발송하는 인증 이메일을 받아야 하지만 이런 1차적인 인증방식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반대로 회원가입자가 블라인드 측에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우회 인증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러한 우회 인증에서 발생된 것으로 허위 계정을 판매한 판매자는 예를 들어 'xxxx@samsung.kr'과 같은 허위 도매인을 구입해 우회 인증을 받은 것입니다. (실제 삼성전자의 도메인은 .kr이 아닌 .com을 사용합니다.)

2-2 익명성 뒤에 가려진 허황된 간판

블라인드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익명성'은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사용자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순기능이 있지만 이를 악용하여 자신의 직업을 허위로 꾸며내 이성을 만나려 하거나 혹은 특정 목적을 가지고 이전 회사를 비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목적에 의하여 온라인 사용자들은 거짓된 신분을 단 돈 50,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에 검거된 판매책은 불과 두 달만에 500만 원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처럼 이러한 수요가 계속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블라인드 커뮤니티의 대책 및 처벌

이번 사태는 단순히 온라인 사용자들의 장난이 아닌 정보통신법상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죄목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의 벌금이 가해지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이러한 처벌은 판매자 및 구매자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범죄이므로 우리는 그동안 그저 하나의 온라인상 가십거리나 장난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블라인드 측은 이번 사태 이후 즉시 우회 인증 방식을 없애고 향후 인증 방식 강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다소 씁쓸한 것은 결국 이 허위계정이 나타나게 된 근본적 원인입니다. 수요가 없었다면 공급도 없었을 것입니다. 많은 청년들은 누구나 높은 복지와 찬란한 커리어를 뽐낼 수 있는 직장 혹은 경쟁률이 치열한 공공기관 직원을 꿈꾸고 곧 자신의 직장이 마치 또 하나의 신분과 계급으로 보일 수 있다는 현실에 이번 사태가 단순히 한 기업의 대책 마련과 보안 강화로 끝날 문제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