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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이야기] 알듯 모를듯 고양이들의 언어에 대하여

생활 정보 이야기/반려 동물 정보

by Aaron martion lucas 2019. 9. 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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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고양이 특유의 도도함 대신 친근한 고양이들을 흔히 "개냥이"라는 표현을 쓴다. 강아지만큼이나 애정 표현이 많은 고양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나는 이 "개냥이"라는 단어가 참 아쉬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개는 오랜 기간 인간과 함께 살아오면서 인간의 언어를 잘 이해하고 인간과 소통하기 쉽도록 진화해왔다. 그에 비해 고양이는 그러한 역사가 짧다. 그러다보니 고양이의 언어는 인간에게 잘 통하지 않는다. 서로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하면 딱 맞는 말일 것이다.

사실 당신의 생각보다, 고양이는 말이 많다. 단지 소리로 모든 걸 말하지 않기에 우리가 알아듣지 못할 뿐이다.

우선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려면 귀, , 꼬리, 몸 동작들을 관찰해야 한다. 거기에 몇몇 경우는 소리가 더해진다. 고양이의 동작이 큰 편은 아니지만 함께 부대끼며 지내다 보면 생각보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우선, 이름을 부르는 것부터 해볼까? 고양이의 귀가 특정한 방향으로 향해 있다면 거기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내가 우리집 고양이 구루를 부르면, 대번 고개는 돌리지 않고 귀만 쫑긋 내 쪽으로 움직인다. 그 다음 꼬리를 살살 흔든다. 이것은 듣고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 상태의 고양이는 당신의 말에 집중하고 있으면서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귀를 쫑긋 세우며, 내 말을 듣고 있는 우리집 "구루"

그 다음은 함께 앉아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당신이 앉아있고, 팔을 뻗으면 닿을 자리에 고양이가 앉아 있다면 이것은 그 고양이가 당신을 믿고 좋아한다는 의미다. 이것만으로도 고양이는 상당한 믿음을 표시하고 있는 것인데 그걸 몰라주는 집사가 많은 듯하다. 이 때 괜히 뱃살 같은 민감한 부위를 만지작거리다가 퇴짜를 맞는 일은 없도록 하자. 고양이님의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다. 불편한 행동을 하는 순간 휙 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릴 것이다.

그리고 고양이가 당신을 보고 기쁘다면, 박치기를 해올 것이다. 구루는 주로 까까라든지 맘마같은 단어를 들으면 신나게 박치기를 해온다. 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정말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꼬리를 높게 들고 꼬리 끝을 앞으로 꺾고 있어도 기분이 좋다는 의미다. 여기에 이 상태에서 꼬리 끝을 파르르 떤다면 지금 고양이님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날아갈 것 같다고 해석하면 되겠다.

반대로 꼬리를 밑으로 축 늘어뜨린 상태에서 양 옆으로 살살 흔들면 호기심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심심할 때도 자주 이런 행동을 하며 무언가를 관찰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때 수염까지 앞으로 솟아있다면 정말 흥미진진하다는 의미다. 특히 사냥놀이를 함께 할 때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가 있다. 여기에 집중을 하면 눈동자가 매우 커진다.

이 모습이 귀여워 열심히 한 손으로는 낚싯대를 흔들면서 한 손으로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집사가, 세상에 나만 있는 것 아니겠지?

만약에 꼬리를 아래로 늘어뜨린 상태에서 세게 팡팡 바닥을 친다면 조금 귀찮고 짜증난다는 의미다. 구루는 이름을 계속 부르기만 하고 간식을 주지 않으면 이런 행동을 보이고는 한다. 그리고 몸을 활처럼 둥글게 휘게 한 다음 꼬리를 부풀리고 아래로 늘어뜨린다면 매우 놀란 상태다. 여기에 깜짝 놀라면 제자리 점프를 하기도 한다. 거기에 나 사실 안 무섭다!나 무서운 고양이다!’하고 가볍게 협박(?)할 때는 꼬리를 잔뜩 부풀리고 옆으로 점프하기도 한다.

많은 고양이 집사들의 고민인 일명 "하악질"

정말 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는 몸을 움츠리고 특유의 하악-하는 소리를 낸다. 이를 집사들은 "하악질"이라고 부른다.이것은 나를 내버려두라거나, 상대를 향해 저리가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매우 겁을 먹어서 어쩔 줄 모를 때도 하악질을 하는데, 이 때는 몸의 방향으로 공포감과 위협 중에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를 가늠할 수 있다. 정말 무서우면 오줌을 지리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정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다.

 외에 엉덩이를 집사의 얼굴에 들이미는 행동을 하는 고양이들도 있다. 원래 고양이끼리는 엉덩이 냄새로 건강과 안부를 확인한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인 것일까? 이 행동은 정말 신뢰하는 단계에서 관찰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집사 입장에서는 사실 좀 자제해주었으면 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에도 구루는 내 얼굴을 깔아뭉게면서 엉덩이 냄새를 맡게 해줬다.

너가 건강하다는 것은 이제 알겠으니까 그것만은 그만 해주면 안될까...

 

 

<LUCAS MAGAZINE WRITER - 아름답고 자유로운 작가가 있는 곳>
작가 : "구루 집사"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guruisc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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