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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입, 하품은 대체 왜 나올까? feat. 건강관리

사이언티픽 이야기/생활 속 과학 백과사전

by Aaron martion lucas 2021. 1. 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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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를 위기에 빠트린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세도 더욱 맹렬해졌습니다. 그러나 비단 바이러스에만 전염성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가 졸릴 때 흔히 하는 하품도 전염이 된다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이 하암~’하고 하품을 했을 때, 나도 모르게 입이 쩌억 벌어졌던 경험이 다들 한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때로는 내가 하품을 하면 내가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도 나를 따라서 귀엽게 입을 벌리고 하품을 하기도 하고요. 이는 사실 상대방의 감정에 이입되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품의 전염성은 친밀한 사이일수록 더욱 높아지는 현상을 보이곤 하죠. 

육아를 할때 당신이 피곤한 이유 = 아이를 사랑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곤할 때, 졸릴 때 하품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수면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하품이 자주 나오기 마련이지요. 왜 졸리면 하품이 나올까요? 졸리지 않을 때에도 하품이 나오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요? 이번엔 피곤해서 하품을 하겠거니 하고 막연하게 짐작했던 하품의 진짜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하품은 뇌에 산소가 부족할 때 나오는 신체적 반사 행위이다?

하품을 하는 이유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뇌에 산소가 부족할 때 나오는 신체적 반사 행위라는 것입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해 에너지 공급도 부족해지는데, 이 때문에 몸은 뇌에 산소를 풍부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큰 호흡인 하품을 하도록 만든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주장은 이미 틀렸다는 것이 증명된 가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웃음과 인간의 삶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로버트 프로빈"은 하품은 뇌의 산소 공급과 전혀 관계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1987년 미국의 행동신경생물학자 "로버트 프로빈(Robert Provine)" 박사는 기존까지 하품이 뇌의 산소부족으로 인한 신체적 반사 행위라는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합니다. 실험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실험자들을 산소가 가득한 방에 넣어두고 이를 관찰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죠. 그 결과 산소가 가득한 방에 있는 실험자들은 하나 둘 하품을 하기 시작합니다. 뇌에 이미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었을 텐데 말이죠. 따라서 앞으로 뇌에 산소가 부족해서 하품을 하는 거라고 말하는 한의원이나 병원이 있다면 믿고 거르시면 됩니다.

많은 신문사 혹은 병원 및 블로그 등에서 아직도 하품은 산소 부족 때문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중이다.

로버트 프로빈 교수는 이 실험을 통해 하품이 뇌에 산소를 공급한다는 역할론적인 관점의 오류를 증명하였고 행동학적으로 하품은 신체의 상태 변화를 주기 위한 하나의 행동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수면 상태에 빠져있던 인간이 아침에 일어나 신체활동을 시작하면서 하품을 통해 몸을 깨우는 행동이라는 것이죠. 

하품은 뇌의 열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하품에는 뇌의 열을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본래 신체 조직 중 뇌의 온도는 인체의 동맥혈의 온도보다 약 0.2도가량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뇌의 온도가 올라가면 단순히 하품을 함으로써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을 떠나 턱을 딱 벌려 근육을 자극시킴으로써 동맥혈이 수축되고 이러한 작용을 통해 0.2도가량 낮은 온도의 혈액이 뇌에 공급돼 열을 낮추는 원리입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제로 머리에 핫팩과 아이스팩을 붙인 실험군으로 나누어 실험한 결과, 핫팩을 붙인 실험군의 41%가 하품을 한 반면 같은 시각 아이스팩을 머리에 붙인 실험군에서는 겨우 9%만이 하품을 하였습니다. 

온도가 상승할 수록 하품과 기지개를 켜는 횟수가 늘어난다.

이것은 주변 온도가 높아지는 조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빙엄튼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앵무새가 점차 주변 온도가 높아져 뇌의 온도가 0.1도 오를 때마다 이를 낮추기 위해 하품을 했다고 합니다. 이로써 하품을 한다는 것은 컴퓨터 본체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팬이 장착되어 있듯, 신체에 일종의 냉각팬이 작동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하품을 하는 또 다른 이유들.

과학적으로 밝혀진 이유들 외에도, 하품에 대한 여러 가설 중에서 흥미로운 이유가 더 있습니다. 바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하품을 한다는 것이죠. 긴장이 될 때에 심호흡을 하는 것처럼, 하품을 하면 굳어있던 몸의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들면서 긴장이 완화됩니다. 하품을 할 때에 크게 기지개를 켜기도 하는데, 이렇게 팔과 다리를 쭉 뻗으면 근육이 이완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비단 인간뿐만이 아니라, 동물들 사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반려동물이 하품을 한다면 졸리거나 주인을 따라 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혹시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강아지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이를 회피하거나 긴장을 줄이기 위해서 일부러 하품을 합니다. 또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들에게 친밀감을 나타내기 위해, 너를 해치지 않겠다라는 의미로 하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해치지 않을거야... 긴장해서 그런거야..." 아마도 그럴꺼야..?

반면 오히려 정반대의 진화론적 관점도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하품을 하면 입과 코가 팽창하면서 감춰진 송곳니가 밖으로 내 보이게 되는데, 이것은 타인 혹은 자기 자신 스스로에 대한 위협 혹은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행위로 해석됩니다. 때문에 우리가 비몽사몽한 상태에 빠졌을 때 하품을 한다는 것은 위협을 일깨우며 정신 차리기 위한 행동이고, 다른 타인이 하품을 할 때 내게 전염되는 것 역시 서로 하품을 하면서 송곳니를 보이며 외부의 위협에 자기 방어 본능이 실현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꽤 흥미로운 이론들 아닌가요?

이유가 어찌됐든 하품은 우리 몸에서 보내는 하나의 신호다.

하품을 하는 이유는 이미 밝혀진 것도 있고 혹은 이전에 정설로 받아들여지다. 오류가 드러난 사례도 있는 등 아직도 하품을 하는 이유와 역할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가 어찌 되었던 분명한 것은 하품은 우리 몸에서 보내는 하나의 신호이며 이 신호를 통해 우리는 우리 몸의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잦은 하품과 가슴 통증 및 손발 저림이 있다면 지금 바로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빈혈, 뇌 질환, 심혈관계 질환에 걸리면 하품을 자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뇌에 공급되는 혈류가 부족해지면 뇌는 하품을 통해 동맥 근육을 자극시켜 혈액을 공급받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심근경색의 경우 뇌의 부교감신경을 자극시켜 지속적인 하품을 유발하며 가슴통증을 함께 불러일으킵니다. 만약 지금 당신이 시도 때도 없는 하품과 함께 손발이 저리고 가슴의 통증이 느껴지신다면 심근경색 혹은 뇌경색의 전조 증상일지도 모릅니다.

하품은 대기와 체내 압력을 맞추는 역활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또한 비행기에서 귀가 먹먹하게 느껴질 때에 하품을 하면 중이의 압력이 낮아지면서 먹먹함이 해소되는 경험을 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이는 하품을 하는 동안 귀 안팎의 압력을 같게 만들어주는 유스타키오관이 늘어나고, 대기압과 중이의 압력이 맞춰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품을 할 때마다 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거나 먹먹함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중이염 등 귀 질환의 우려가 있으니 이비인후과에 가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금까지 하품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뇌의 열을 낮춰주고 체내 압력을 맞춰주는 등 하품이라는 작은 인간의 행동 하나가 이처럼 다양한 몸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것을 보면 인체의 신비로움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로운 세계인 것 같습니다. 참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만 알고 있었던 하품, 이렇게나 다양한 원인과 역할이 있는 중요한 생리현상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아시고 하품을 통해 나 자신의 건강을 체크해 보셨으면 합니다.

 

<루카스 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 잡지>
에디터 : A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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