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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올때 술로 잠을 청하는 사람들, 술이 정말 수면에 도움이 될까?

사이언티픽 이야기/생활 속 과학 백과사전

by Aaron martion lucas 2020. 11. 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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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음주를 즐겨하시는 분이라면, 혹은 술자리에서 과음을 하는 경우가 잦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술을 마신 후 기절하듯 잠에 빠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흔히 필름이 끊긴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른바 블랙아웃(Blackout)’현상 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잠에 빠져드는 경험 말이죠. 평소 잠을 잘 못 이루다 술의 효과를 맛본 이들은 일부러 잠들기 전 습관적으로 술을 찾기도 하는데요, 과연 술을 마시는 것이 정말 수면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친구 중에 술만 마시면 자는 친구가 꼭 주변에 한명씩 있다.

1. 인간이 잠을 자는 이유

현대 과학이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인간이 잠을 자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각종 실험을 통해 세워진 몇몇 가설이 있을 뿐입니다. 오랫동안 잠에 대해 연구한 의사들과 뇌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잠을 자야만 하도록 만든다고 합니다.

우리는 가만히 누워 있거나 앉아서 멍하게 있을 때에도 신체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눈을 깜빡이거나 손가락을 살짝 움직이는 행동에도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고갈되어가게 되면 인간의 몸은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절전 모드에 들어가고 충전을 시작하는데 바로 이 방법이 바로 잠을 자는 것이라는 거죠. 유달리 낮에 많이 움직인 날, 또는 과격한 운동을 한 날에는 평소보다 깊은 잠에 빠지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인간은 수면을 취함으로써 핸드폰만 충전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도 함께 충전하는 것!

또 잠을 자는 동안에는 뇌의 활동이 둔해지고, 일상에서 쌓인 기억들은 장기 기억과 단기 기억으로 나뉘어 저장되거나 휘발됩니다. 이 사실에 근거하여 잠을 뇌의 휴식 뿐 아니라 기억을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뇌가 없거나 뇌가 최소한으로 발달한 동물도 잠을 자기 때문에, 이 부분은 그저 여러 가설의 하나로 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사람마다 적정 수면 시간과 잠을 자는 이유는 이렇듯 다양하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을 비롯한 어떠한 동물이라 할지라도 잠을 자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2010년 국내 한 영화관 프랜차이즈에서는 잠을 자지 않고 오래 영화보기 대회를 열었는데, 70시간 5118초를 버틴 이들이 공동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기록을 측정한 한국기록원과 대회 주최 측은 참가자들의 건강을 우려해 마지막 영화 상영 후 기록 연장을 중단했죠.

실제로 이런 대회가 있었다. 70시간 동안 잠도 안자고 영화를 봤다니, 긍지의 한국인...

계속해서 기록을 측정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참가자 모두가 결국 마지막에는 잠에 들었을 거라 예상합니다. 만약 원활한 수면을 이루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시험 기간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잤을 때 계속 하품이 나고 어지럽거나 멍한 느낌을 받는 것도 수면 부족의 부작용 중 하나일 텐데요, 수면 장애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불면증 환자들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불면증을 앓게 되면 주의가 산만해져 집중력이 저하되고, 소화불량이나 두통을 호소하며,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 같은 중증 질병으로 악화하기도 합니다.

2. 잠 못 드는 밤, 술과 함께라면 정말 쉽게 잠들 수 있을까?

사람이 잠에 들면 렘수면 단계와 비렘수면 단계를 3~4회 반복하며 자게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쉽게 잠에 들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해결책으로 선택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술입니다. 술과 수면의 상관관계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수면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봐야 합니다. 수면에는 일정한 단계가 있습니다. 소리 자극에 반응해 쉽게 깨어날 수 있는 얕은 수면에서 시작해 안구 운동 빈도가 줄어들며 몸이 점차 이완되는 가벼운 수면, 그리고 감각을 느끼기 어려워지는 깊은 수면,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이 몸을 흔들어 깨우거나 큰 소리를 들어도 깨어나기 힘든 수준의 매우 깊은 수면 단계로 이어집니다. 깊이 잠에 들었다고 하여 숙면이라고도 하는 단계가 바로 마지막 단계이며, 매우 깊은 단계의 수면(수면후 첫번째 사이클)을 잘 취해야 피로가 풀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하룻밤 잠을 자며 이 수면 단계를 3~4회 반복하는 사이클을 겪게 되고, 각 사이클 사이 아주 얕은 수면 단계인 렘(REM) 수면에서 꿈을 꿉니다.

이러한 수면과정에서 술을 마시면 우리의 뇌에서는 깊은 수면을 유도하는 부위가 자극을 받게 됩니다. 외부 자극을 인식해 몸 곳곳에 신호를 전달하는 감각 수용기가 자극을 받는데, 술을 마실 때 바로 이곳에서 신경을 억제하는 물질인 GABA(γ-AminoButyric Acid, 감마아미노부탄산)가 분비됩니다. GABA는 신경과 근육의 움직임에 관여하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면 몸에 힘이 빠지고 졸음이 오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GABA가 근육을 이완시키고 안정 효과를 준다는 건데요, 취한 사람이 말을 어눌하게 하고, 젓가락을 바닥에 떨어트리거나 물잔과 술잔을 엎는 것, 팔다리를 테이블 위로 늘어트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술을 먹고 이렇게 뻗어버리는 이유가 GABA(감마아미노부탄산) 때문이다. 이렇게 취하면 귓방맹이를 올려도 끄떡없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술을 마시면 잠을 잘 잘 수 있다는 이야기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과학적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음주의 유해함에 대해 잘 알고 있듯 술을 마시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물론 수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GABA의 점점 영향은 약해지고, 뇌의 각성 효과가 일어나면서 뒤척이고 결국 깊은 잠을 이루기 어려워집니다. 술을 마시는 것 자체는 잠에 드는 것을 수월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앞서 언급한 깊은 수면에 빠지는 것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알코올이 신체에 들어간 후 간에서 분해되기까지 약 5~6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물론 성별에 따라 남성이 여성보다 알코올 분해 시간이 짧고,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알코올을 잘 분해할 수 있기는 합니다. 도수가 높은 양주나 소주보다는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와인이나 맥주를 마셨을 때 더 빨리 숙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 시간 정도면 회복이 가능한 간과 달리, 뇌의 경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뇌에 전달된 알코올이 분해되기 시작하는 것은 24시간 이후, 그러니까 멀쩡하게 자고 일어나 출근을 해도 우리의 뇌는 이미 지난밤 술에 찌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루가 꼬박 걸려 해독을 시작하면 뇌에서 완전히 알코올이 빠져나가는 데에 42일이 소요됩니다. 불면증이나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이 만약 술로써 매일 잠에 든다고 생각해본다면 "깊은 수면"에 빠지지 않아 몸의 에너지는 계속 방전될 것이며 뇌세포는 해독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못한 채 결국 뇌세포의 파괴가 일어날 것입니다.

술을 마신다는건 뇌를 알콜에 푹 절여 놓는다는것을 이야기한다. 무려 42일동안

또 주로 술자리는 밤에 이루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직장인들은 업무를 마친 후 늦은 저녁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해 2, 3차로 이어지는 긴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자리를 가진 다음날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늦은 귀가 후 짧게 잠을 잔 후 다시 업무에 복귀할 때도 있습니다. 결국 늦은 술자리는 수면의 양과 질 모두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는 것입니다.

3. 술 없이도 잠 잘오는 법이 있다.

그렇다면 술의 도움 없이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일정한 시각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 시간을 자는 규칙적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수면 패턴을 만드는 것으로, 항상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남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하나의 수면패턴이 만들어져 더 질 높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답니다. 또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가볍게 운동을 하는 것도 숙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따뜻한 우유를 마시거나, 잠에 들기 전 적어도 1시간 정도는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멀리해 전자파와 빛을 차단하는 것도 좋습니다. 밤에는 잠에 들게 돕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빛의 영향을 받는다면 숙면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에 따라 외부 빛을 막아주는 암막 커튼이나 수면 안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낮에는 세로토닌, 수면 상태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는데, 밝은 곳에서 술취해 잠들면 멜라토닌 생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국 국립 수면 재단은 18세 이상 성인들에게 7시간 이상 수면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적정 수면 시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적정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 듯합니다. 이를 위해선 술을 마시더라도 폭음이나 과음 대신 적당하게 마시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저위험 1회 알코올 섭취량은 성인 남성 40g, 성인 여성 20g 이내인데요, 한 번 술을 마실 때 남성은 소주 5, 여성은 소주 2잔 반 정도를 섭취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체질적으로 알코올 분해에 어려움을 겪는 분이라면 아예 음주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이라는 매개체에 의존하기 보다는 무엇보다 규칙적이고 건강한 삶이 여러분의 건강에도 수면에도 모두 도움이 될 것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루카스 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 잡지>
에디터 : A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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