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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에 대해 아이가 물을때 어떻게 설명하시나요? : 임신의 신비로움

사이언티픽 이야기/생활 속 과학 백과사전

by Aaron martion lucas 2020. 6. 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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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어린이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하고는 하죠.

엄마, 아빠 아기는 어디서 오나요?

그럴 때마다 저희들은 "엄마와 아빠가 사랑을 나누기 때문"이라며 멋쩍게 대충 얼버무리고는 합니다.

물론 옛날에 물어보면 이랫더랬죠...

그러나 어른들은 정말 잘 알고 있는 걸까요? 물론 어떤 행위를 하면 임신이 되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과정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구체적이고 또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라고 한다면 사실 갸웃거리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른들도 어쩌면 모를 수 있는 "임신이 되어 아이가 태어나기까지의 과정" 즉, "성(Sex)" 에 대해서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이 남성과 여성이 성관계를 가지면 남성의 음경으로부터 정액이 배출되어 이 정액 속의 올챙이 정자가 여성의 질 내부로 들어가 배란기에는 나팔관에 머물러 있는 난자와 만나고 이때 수정, 즉 임신이 이루어진다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모두들 익히 들어서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난자의 기대 수명은 겨우 한 달에 한 번 정도인 배란 이후 대개 8시간, 길어도 24시간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배란일까지 기다렸다가 성관계를 맺는다면 아이를 원하는 부모님들은 이미 수명이 다한 난자 때문에 임신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이란 배란일 이전 정자를 미리 배출해놓고 난자가 배란되기까지를 기다리는 것에 가깝습니다. 정자의 기대 수명은 3일 정도나 되니까요. 그래서 만일 피임을 원하는데 실수로 질내 사정을 한 경우라면 관계 직후 정액을 빠르게 잘 씻어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답니다.

물론, 배란일 이전에 성관계를 갖고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해서 쉽게 임신이 되지도 않습니다. 남자가 사정하는 정액 속에는 일반적으로 3억 마리의 정자들이 한 번에 배출되지만 이 중에서는 겨우 약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수백만 마리의 정상 정자들만이 자궁 경부를 통과할 수 있는 입장권을 허락받고 임신을 향한 필사적인 달리기를 뛸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게 됩니다. 흔히 남자의 정력을 따질 때 정자의 수를 보게 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설령 정자가 느리고 약하더라도 여성의 자궁 수축과 이완 운동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임신 확률은 절대적으로 정자의 수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는 일반적인 남성 불임의 원인이 정자의 수 부족에 있다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정자의 수는 줄어들어가고 마침내 평균적으로 45세 이상의 남성들의 정액속에는 임신을 시키기 어려울 정도의 정자 수만 존재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명의 길이라고 불리우는 자궁 경부의 모습, 정자의 통로이자 아이가 나오는 길목이다.

그렇게 어찌어찌 자궁 경부 안으로 들어와 자격을 얻게 된 정자들은 이제 자궁 경부에서 투명막으로 이루어진 갑옷을 하사 받게 되는데, 이 보호막은 자궁 내부의 산성에 의해 죽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정자는 엄청 튼튼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산성을 만나면 유리몸인 것이죠. 그리고 활동성에 비해 힘이 그리 좋은 녀석도 아니랍니다. 많은 사람들은 정자가 편모(꼬리)를 계속 움직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사력을 다해 달려 나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정자가 자신의 힘을 사용해서만 헤엄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자기 힘이 작용해서 나아가는 비중은 아주 적은 편입니다. 배란기에는 자궁이 계속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기 때문에 뒤에서 떠밀려오는 물결에만 의지해도 나팔관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자궁의 수축과 이완은 정자의 일정한 진행 방향과 속도를 높이는 추진 작용함으로써 아이가 생겨나는 임신에서는 건강한 남성의 정자도 필요하지만 정자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줄 수 있는 건강한 여성의 자궁도 필요한 이유입니다.

3억분의 1의 확률을 향해 뛰어가는 정자들, 거의 대기업 취업 수준이다.

그렇게 계속 난자를 향해 달리던 정자들은 결국 나팔관 속으로 진입하게됩니다. 바로 이곳에서 그들의 레이스는 절정에 이르는데, 이곳에서는 자궁의 수축과 이완을 통한 추진력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진행 방향이 종종 틀어질 수 있으므로 나팔관 내벽에 박힌 섬모들이 정자들의 이동 경로를 수정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다 정자들이 난자에 도달하게 되면 1등으로 도착한 첫번째 정자 그룹은 난자의 외벽을 둘러싸고 있는 난구 세포를 없애고 들어가려 사력을 다하지만 사실 수정에 성공하는 것은 이러한 첫 번째 그룹이 난구 세포를 없앤 후 뒤늦게 도착한 2번째 그룹의 정자 한 마리가 난자의 외벽을 뚫고 결합하여 마침내 수정에 성공하게 됩니다. (역시 삶은 타이밍인거죠) 수정이 이렇게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는 하나의 난자에 두 개 이상의 정자가 들어가면 배아가 생존을 할 수가 없어지기 때문에 수정에 실패한 정자들은 수명이 다하거나 자궁 경부에서 씌워진 산성 보호막이 사라지거나 혹은 백혈구들의 공격 등의 이유로 전부 죽고 맙니다.

사실 수정에 성공하는건 1등이 아닌 2등으로 도착한 정자라는 놀라운 사실

무려 3억 분의 1의 확률을 뚫고 정자+난자로 이루어진 수정란은 이제 정자들이 지나온 나팔관을 타고 세포 분열을 계속하면서 자궁의 중심부로 이동하여 이제 본격적인 착상을 준비하게 됩니다. 착상이란, 수정란이 자궁의 두터운 내막에 파묻혀서 엄마로부터 양분을 받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뱃속의 아기에게 탯줄이 붙어있는 것처럼 수정란도 착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꾸준히 양분을 공급받아야 태아가 형성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정란이 안전하게 착상을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생명을 기다리는 "임신"이 이루어졌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후 약 9~10개월간의 또다시 긴 여정을 거쳐 출산을 하게 되는데요, 다음 글에서는 바로 이 "출산"의 과정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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