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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도서 & 서평 : 태도가 작품이 될 때] 태도로 보는 관점에 대하여

문화 & 예술 이야기/도서 리뷰

by Aaron martion lucas 2019. 11. 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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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애당초 나는 미술시간을 좋아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하나의 주제를 주면 그에 대해 생각하고 내 나름대로 표현하는 것도 싫었고똑같이 그리는 것 역시 어려웠다. 잘하지 못하고어려워하는 분야에도 억지로 수업을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술과 멀어졌다. 박물관 혹은 미술관에 다녀오라는 숙제를 내줄 때마다 인증샷만 찍고, 감상평은 블로그를 복사해서 붙여 넣기를 하곤 했다그러다 대학교 때 광고기획학과로 전과하면서 책과 전시 등 문화예술에 관심이 생겼다. 하나의 광고에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설득 심리, 표현방법 등 다양한 의미가 숨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공감할  있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선 라이프스타일을 알아야 했고자연스럽게 삶과 예술을 가까이할 수밖에 없었다예술은 우리네 일상 속에 있다. 다만 어렸을때부터 입시를 위한 교육과정 속에서 어렵게 접근했기 떄문에 우리가 예술에 거부감이 생긴 건 아닌가 싶다.

이번에 소개할 책 [태도가 작품이 될 때]는 제목처럼 예술가가 어떤 태도로 예술을 접했는지 설명되어 있다.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보다는 그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과 삶을 연결하여 설명하려 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공감될 뿐만 아니라 생각에 생각을 이어주는 작품과 작가를 보면서 내 입장에서 예술은 무엇인지 생각할  있었다예술을 알고 싶지만어려워서 다가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입문용으로 읽기 좋은 책이다

"아더르의 작업을 자유의지의 관점에서 읽으면, 그의 울음 또한 작가 자신의 실존감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누군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왜 예술을 하는지, 어떤 태도로 작품에 임하고 살아갈지 등 자신의 본질을 진심으로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커버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개념미술가 "바스 얀 아더르"라는 작가는 영상으로 떨어지고 넘어지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영상은 떨어지는 찰나에 비디오를 멈춘다영상에 집중하며 어떻게 떨어질지 미리 예상하고 있을  영상이 끝났기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하다아마 아더르는 떨어져서 깨지는 결과보다 어떻게 넘어질지 고민하는 태도에 중점을 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그는 홀연히 <낙하> 작품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그 뒤로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더 의미 있게 보였다. 의도한 것인지 어떤 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작품의 의도로 사라진 것이라면 박보나 작가의 말처럼 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관람객에게 잘 전달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책의 커버이미지 작품 [I'm too Sad to Tell You] (1971) by Bas Jan Ader

그의 영상 작품 "I'm too Sad to Tell You"(너무 슬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는 책의 메인 표지이기도 하다. 왜 우는지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그저 우는 장면만 보여준다. 그가 우는 모습을 보면 너무 슬퍼서 따라 울 수밖에 없다때로는 말하지 않아서 더 전달되는 게 있다아더르 작품이 좋았던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한 그런 시기... 그 다음엔 결과보다 즐겁게 보낸 과정이 중요하다고 우린 말했고, 이제는 잘 넘어지는 것 역시 중요한 것임을 말한다맞는 말이다잘 넘어지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그래야 다시 시도하는 법을 알고과정과 결과 모두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과에만 연연해하는 우리들에게 아더르 작품은 현대인이  봐야 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곤잘레스 토레스는 작품에서 끊임없이 연인 로스를 그려내지만, 그것을 둘만의 애절한 사랑으로만 읽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그가 사용하는 재료는 영원한 사랑을 표현하기에 임시적이며 한없이 연약하다. 다이아몬드까지는 아니더라도 단단한 청동이나 콘크리트도 아닌, 시계와 작은 전구에 사탕이라니. 이들은 쉽게 닳거나 깨지는 재료들이기 때문에 전시 때마다 다시 고치거나 채워 넣어야 한다"

 [두 개의 원형 벽시계] (1987-1990) by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두 시계가 똑같이 흘러가기란 어렵다똑같이 흐르게 하려면 시계를 새로 세팅할 수밖에 없다전구 역시 켜면 그 주변이 밝게 변하지만 영혼 하진 않다이로써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메시지를 던진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상대가 나를 좋아했을 때 그걸 기적이라 말하기도 한다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내가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마치  시계가 같지 않은 것처럼. 우린 절대 같아질  없다는 것과 영혼 하지 않다는  받아들이면서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곤잘레스 토레스의 작품은  미래를 보며 지금의 시간을 놓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공장에 맡겨 더 빠르고 더 매끈하게 뽑아내지 않고, 손으로 긴 시간 동안 하나씩 나무를 깎아 1,000마리가 넘는 유기견을 조각하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생략. 이 모든 게 실용과 이성의 관점으로 볼 때 그저 불필요한 감상주의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세상을 황폐하게 만들고 동물과 인간 모두를 외롭게 만든 것은 바로 자연을 문명의 대척점에 놓고 생명을 정복과 착취의 대상으로 여겼던 인간 중심의 이성주의, 실용주의가 아니었던가.”

[1025 :  사람과 사람 없이] (2008) by 윤석남

유기견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책에 소개된 작가들과 작품 중에서도 윤석남 작가의 작품이 나는 제일 좋았다. <1,025 사람과 사람 없이> 혼자서 1,025마리의 유기견을 돌보는 이애신 할머니와 유기견을 조각한 작품이다. 하나하나 다른 표정으로 1.025개를 조각하여 만들었다. 즉 누군가는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일에 작가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다를 수밖에 없는 1,025마리를 하나하나 각자의 특징에 맞게 만들면서 유기견을 위로했다. 모두 사랑받을 존재이지만, 관리하기 어렵거나 갑자기 커져버렸거나 아프다는 이유로 쉽게 버림받고 있다. 똑같은 표정이 아니기 때문에 더 작품에 박수 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삶을 어떤 태도로 보느냐에 따라 똑같은 상황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도, 계속 꺼내고 싶은 기억 역시 삶에 잘 녹여내야 태도가 나온다. 태도가 작품이 될 때를 통해 예술가들은 어떤 태도로 삶을 보고, 어떤 시선으로 작품을 만드는지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도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묻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생각만으로도 우리 역시 하나의 작품이 될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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