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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빠른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 족’, 이들을 이끄는 '자본주의 키즈'

국제 & 사회 이야기/트렌드 이슈

by Aaron martion lucas 2020. 11. 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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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소비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생활상을 가진 자본주의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광고와 금융 등 시장의 이윤 논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본주의 생리를 몸으로 체득한 이 세대는 돈 공부에 매진하며 투자에도 열정적이다. 20대부터 극단적 절약을 통해 마흔 은퇴를 꿈꾸는 밀레니얼 세대, 이들을 우리는 ‘파이어 족이라 부르며 점점 확산되고 있다.

주택 구입 역시 은퇴 자산의 일부라고 보았을때 절반이 넘는 밀레니얼 세대가 은퇴 자산 축적에 혈안이 되어 있다.

자본주의 속에서 입고 먹고 배우고 놀며 자라온 밀레니얼 세대는 금융 생활의 시작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재무관리는 은퇴 후 설계까지 이어져 취직과 동시에 은퇴 설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자본주의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꿈은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어 경제적 자립을 이룬 후에 조기 은퇴를 하는 이른바 파이어(FIRE) 이 되는 것이다.

자기 삶을 중시하는 욜로(YOLO)족에서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FIRE)족 트렌드가 성행하고 있다.

파이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는 금융의 독립과 조기 은퇴의 약자로, 파이어 족은 이른 은퇴가 목표인 이들을 지칭한다. 이러한 흐름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고학력 고소득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최소한의 의식주를 제외한 소비를 끊고 연소득의 70%까지 저축하여 목표한 자산을 달성하면 40대 혹은 그 이전이라도 직장을 그만둔다. 이후에는 자산으로부터 얻는 투자 수익금으로 생활하면서 여가 활동이나 사회 공헌 등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누리는 것이다.

은퇴 자금 13억 가량을 타겟으로 현재 연봉의 70%를 저축하면 나의 경우 앞으로 20년만 더 일하면 된다. (아래링크 참조)

현재 재정상황에 따른 은퇴 나이 계산기 사이트↓↓↓

 

Years To FI Calculator | Impact of savings rate on FI | Millennial Money

Use this calculator to see how fast you can achieve independence based on your savings rate. Adjust the numbers to see their impact.

millennialmoney.com

파이어 족은 수입-지출 구조에 따라 여러 부류로 나뉜다. 린 파이어(Lean FIRE)는 극단적으로 제한된 소비만 하는 이들, 팻 파이어(Fat FIRE)는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 사이드 파이어(Side FIRE)는 부수입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 바리스타 파이어(Barista FIRE)는 퇴직 후에도 은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이다. 라이프스타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바로 돈 걱정에서 벗어난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이다.

이러한 파이어 족의 확산은 최근 몇 년 사이 이삼십 대 모임에서 성별과 직종을 막론하고 투자 관련 주제가 뜨거운 화제로 부상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예전에는 영화나 방송 이야기를 나누던 젊은이들이 이제는 자리에 앉자마자 투자 이야기부터 꺼낸다.

심지어 최근에는 커플끼리의 데이트도 재테크와 관련된 데이트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부동산 투자 강의를 함께 듣고 부동산 현장 답사를 하는 임장 데이트’(임장 : 부동산 현장 + 데이트)를 즐기는 직장인 커플 모습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대학생 사이에서는 투자연구회, 부동산학회, 가치투자동아리, 국제금융재무학회 등 가지각색의 투자 관련 동아리가 대세이고,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는 친구들이 게임할 동안 게임 회사의 주식을 산다는 중학생 투자자의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군부대 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군인 신분의 개인 투자자를 뜻하는 병정개미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젊은이들이 큰돈은 아니더라도 돈을 묵혀두기보다 빠르게 회전시키며 불리는 재테크로 일찌감치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식방송에서 군인들을 언급하며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그만큼 군인들 조차 주식투자를 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세대인 것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맬컴 해리스는 현재의 밀레니얼 세대를 만든 것이 인적 자본(human capital)’이라는 관점이라고 지적한다. 사람을 경제학적 사고로 환원시킨 이 이론은 사람을 자본의 한 유형으로 보고, 더 많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것을 촉구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이 우수한 인적 자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밀레니얼 세대는 어릴 때부터 등급과 시험 점수라는 숫자로 평가받는 것에 익숙하며 더 비쌀수록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사교육 속에서 자본의 중요성도 학습해 왔다. 그 결과물로서 이 세대는 삶의 다양한 가능성보다는 경제적 가치를 우선적인 삶의 척도로 삼는다.

영화'기생충'이 흥행한 이유는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자본주의적 세태를 잘 표현한데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자본주의 속에서 자라면서 자본주의적 경제 관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에 최적화된 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요즘 세태를 자본주의 키즈라는 표현으로 재치 있게 꼬집었다. 스스로가 자본이자 자본에 의해 자라난 자본주의 키즈에게 경제적 불안은 점점 커져왔다. 성장 과정에서 IMF 외환 위기와 미국발 금융 위기를 통해 불안을 학습했고 현재는 취업난 속에서 불안을 경험하고 있으며, 갈수록 고용 안정이 어려워지는 사회 속에서 앞으로도 더 큰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한다. 또한 피부로 느껴지는 사회경제적 격차는 돈에 대한 열망을 부채질한다. 자본주의가 아닌 사회를 경험해본 적이 없는 세대로서 자본주의 키즈가 이러한 난관을 타개할 방법은 자본주의 사회의 룰을 누구보다 잘 익혀서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뿐이다.

다행히 동학개미운동과 같이 자본주의 키즈가 현재 트렌드를 주도하고있다.

다행히 대부분의 파이어 족은 돈에 대해 부지런히 공부하여 균형 잡힌 시각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할 줄 안다. 나아가 자본주의 키즈가 나타나는 현상은 자본주의 사회가 자정작용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주기도 한다. 파이어 족이 이끄는 자본주의 키드들이 선한 자본주의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그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루카스 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 잡지>
에디터 : A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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