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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 않는 광안대교 속 변해버린 내모습 [Kelly 음악 수필 : 순순희 – 광안대교]

문화 & 예술 이야기/음악과 힐링

by Aaron martion lucas 2020. 1. 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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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순희 – 광안대교

오랜만에 쓰는 글이다. 늘 그렇듯 난 뻔한 말은 하기 싫다.

최근 몇 달은 그냥 미친듯이 무너졌다. 일도 사람도 사랑도 처절하게 다 무너졌고 당당한 내모습이 아닌 본연의 내 진짜 모습을 보여줬다.

모두가 떠나갈 줄 알았다. 내 옆엔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작정하고 혼자가 되기로 했으며 관심 받기 싫어하던 나는 그렇게 싫어하던 SNS에 나도 모르게 잡아 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그렇게 관심을 받기 원했었다. 결국은 내 모습에 실망한 사람은 떠나갔다. 나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을 애써 모른척하며 조금만 이기적으로 살고 있다.

말 그대로, 살기 위해서

그 와중에 광안대교라는 노래를 들으며 미친듯이 울었다. 방에 불도 켜기 싫어했으며 그냥 혼자가 좋았던 나는 아무것도 못한채 이 노래를 들으며 울기만 했다. 당당한 내 모습을 좋아했던 사람은 이런 내 모습에 떠나갔고 나 자체를 좋아해준 사람들은 옆에 묵묵히 있어줬으며 같이 울어줬다.

# 광안대교 #광안리

이곳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며 추억이 가장 많은 장소다. 교복입을 그 시절부터 조깅하며 이어폰을 끼고 영상통화도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주던 광안리와 수영강은 나에게 항상 다른 메시지로 나의 하루를 응원해줬다. 그 순간만큼은 너무 행복했었다. 수변공원에서 수영으로 가는 갈맷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며 가장 좋아하는 카페가 있다. 훗날 꼭 내 차를 끌고 오리라 다짐하며 미래를 약속했던 23살의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차는 있지만 그 때 그 시절의 나는 없다. 항상 나는 친구들이 광안리에 오는 것을 좋아했으며 집에서 10분만 걸으면 갈 수 있는 거리였음에도 나에게는 매번 다른 감정을 주는 그런 오묘한 장소였다.

2014년 대학생 시절의 광안대교

누군가와 걸었던 광안리였으며 그 때 입었던 옷, 그 당시 친구들과 갔던 음식점, 돈 없던 대학시절 콩나물 국밥과 푸딩을 먹겠다며 멀리서 와줬던 내친구, 사실 나를 위로해주러 왔음을애써 모른척했다. 2달째 혼자 차를 타고 다니는 것 외에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일절 하고 있지 않다. 너무나 미안하다. 항상 집에서 보이던 광안대교를 두고 지금은 1시간거리에 이사를 왔지만 어느날 문득 차를 끌고 광안리를 가고 싶어 아침 일찍 무작정 갔다. 항상 걸어 다닐 때 내가 운전해서 광안리를 오리라 다짐하며 나의 20대에게 많은 기대를 했다. 난 차에 대한 욕심이 그때부터 많았다. 정말 이제 내 차를 끌고 광안리에 와서 적당한 곳에 주차를 했는데 내가 원했던 건 지금 이 모습의 내가 아니었나보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파도와 광안대교가 나를 맞이했다. 참 바보 같았다. 다 이루었고 내가 원하던 모습으로 왔는데 오히려 눈물이 났다. 이게 아니었다보다. 무엇인가 잘못됨을 느꼈다. 차가 없어도 어디든 가고 버스에서 이어폰을 꼽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목적지를 향해 가던 그때의 나에겐 설렘이 있었고 광안리의 아스라이 밀려오는 파도와 따사로운 아침 햇살이 좋았으며 취업 준비 할 때 마다 공부 핑계를 대며 걸었던 광안리… 그렇다. 나는 차가 필요한게 아니었다.

# 그 때의 나

그랬다. 그 시절에 내가 필요했다. 고백에 설레기도 했고 이별에 아프기도 했고 미래를 그리며 설레기도 했던 그 때의 내가 없었다. 지금은 겉만 멀쩡하고 속은 타들어가 있는 내가 와있었기에 참 슬펐다. 운전석에서 혼자 울던 내가 그렇게 바보같고 쪽팔릴 수가 없었다.

그때의 나는 변해버렸지만 2020년 시간이 지나도 광안대교는 그자리 그대로 변치않아 있음에 서글퍼졌다.

광안리는 나에게 설렘과 이별, 그리움, 재회 등 그 시절의 나를 오롯이 가지고 있었다. 야망 있었던 나와 스쳐 지나간 많은 사람들내 주위에서 아직도 많은 걱정을 해주고 있다. 한동안 폰을 안보는 나를 기다려 주기도 하고 이상한 말을 하는 내 뒤에서 묵묵히 버텨주고 있으며 생각치도 못한 사람에게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이기적이지만 조금만 더 힘들어 할게.

항상 힘들때마다 멀리서 와줬던 내 친구들, 나에게 희로애락 그리움 아픔 기쁨 모든 것을 느끼게 해 준 그 들, 나의 10대와 20대를 같이 해준 모든 이들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전하고 싶다.

이제서야 알았다. 난 그 때의 나와 너가 그리웠던 것이다.”

그리고 애써 힘내지마라. 2020년이라고 어제와 180도 달라진 내 모습은 없다. 단지 그냥 365일이 지났고 연도만 바뀐 것이지 의미 부여하지마라. 기대에는 실망도 큰 법이니까.

조금만 더 이기적으로 살아라. 나답게.

광안대교순순희

유난히 반짝거리던 설레임 가득한 광안대교 야경은
어느덧 추억만으로 남아 오늘따라 괜히 더 쓸쓸해 보여

따스한 네 체온이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사계절 내내 식지 않고 날 메말라 가게 해

사랑 하나로는 모자랐나봐
나의 말투 행동 하나까지 부족했나봐

너와 나 가장 행복했던 그때 그 시절 그 시간 속에
하염없이 걸었던 그리움 속에 너를 채워봐

너무 소중했어서 너의 말이면 다 맞다고
항상 그랬었던 나였기에 그래서 떠났나봐

사랑 하나로는 모자랐나봐
나의 말투 행동 하나까지 부족했나봐

너와 나 가장 행복했던 그때 그 시절 그 시간 속에
하염없이 걸었던 그리움 속에 너를 채워봐

이 정도면 무뎌질 때도 됐을 텐데
네 사진 보일 때마다 눈물이 흘러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던
너는 다른 누군가와 같이 걷고 있을까

너무 행복하진 말아줘 제발
찬란했던 우리의 날들을 잊지 말고 살아가 주기를

많이 그립다.

 

<루카스 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 잡지>
작가 : Kelly, "마음을 듣다, 마음을 덜어내다"
음악 : 순순희 – 광안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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