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추천 도서 :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이렇게 열심히만 사는 게 내가 원하는 삶일까?

문화 & 예술 이야기/도서 리뷰

by Aaron martion lucas 2019. 12. 31. 11:46

본문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공감되지 않는 책이 많다. 이 책도 혹시 그런 건 아닌지 의심하면서 읽었는데, "맞아 맞아" 하며 혼잣말하면서 읽었다진짜 하마터면 내가 아닌 남의 말대로 열심히 살 뻔했다. 우린 불안해서 혹은 잘 몰라서 매뉴얼대로 살아왔다. 이 나이가 되면 대학교에 입학해야 하고, 취업하고, 결혼해야 하는 그런 매뉴얼 같은 인생.

구청이던 시청이던 어딜 가도 인생의 매뉴얼은 찾을 수 없다.

'어떻게' 보다는 '그렇게 살아야 한대' 라면서 왜 인지 이유는 묻지 않은 채 열심히만 살았다. 작가 역시 그렇게 살다 보니 문득 왜 이렇게 살고 있지?라는 물음이 생겼다고 했다. 이 책은 그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흔적을 보여준다. '이렇게 살아보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무기력함,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시간 등을 보여줄 뿐.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날들이 결코 의미 없지 않았던 걸 작가의 삶과 생각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게 된다.

우리가 지금 괴로운 이유는 우리의 믿음, 즉 노력이 우리를 자주 배신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공부한 만큼, 이력서를 쓴 만큼.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노력'이라는 말을 쉽게 하지 않게 됐다. 노력해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좌절하는 경우를 더 많이 경험했다. "노력으로도 될 수 없는 게 있구나" 우리는  순진했다. 앞서 간 사람들의 말을 들었을 뿐인데 괴로운 건 내 몫이었다. 노력으로 될 수 없다는 걸 알아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이마저 하지 않으면 지금의 정도도 유지하지 못할 거란 불안 때문에. 그래도 조금씩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노력했을 때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고, 노력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어쩌면 우리는 정말 원하는 걸 모르고 헛된 것들로 허기를 채우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지, 좋아하지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한 적이 있다사실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랐다. 아마 아직 일할 준비보다는 놀고 싶은 마음이 더 크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친구들은 매일같이 이력서를 썼고,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의 연봉을 이야기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불안해졌고, 놀 때가 아니라면서 전공을 따라 일을 시작했다일을 하면서도 왜 일 해야 하는지 몰랐고, 매일 퇴근시간을 기다리며 하루가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 그렇게 빠르게 빠르게를 바라다보니 정말 시간이 훌쩍 지났다.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퇴근 후 잠 못 드는 시간이 많았다다음날 일하려면 지금쯤 자야 하는데, 그냥 자는 건 싫어서 억지로 쇼핑을 하거나 책을 구매하면서 버린 시간을 물건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그런 감정이 반복적으로 찾아옴에 공허함과 무기력함이 찾아왔고, 결국 퇴사를 했다

그놈의 열정, 적당히 하자 제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다녔다. 초등학교 때 다니기 싫었던 피아노 학원도 다니고, 필름 카메라로 동네 사진을 찍으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는 건 좋았지만, 승진했다는 친구들의 소식을 들으면 씁쓸해지기도 했다. 괜히 돈을 벌어야 할 시기에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반면 다른 사람들이 일할 시간에 카페에 낮에 드는 햇빛을 받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알게 됐다. 조금은 시시해 보이지만, 거창하지 않는 일상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인스턴트 음식만 먹었다면 직접 좋아하는 음식을 요리하는 시간이 늘기도 했고이런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같다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여유가 생기면 바빠서 놓쳤던 일상이 새롭게 느껴진다. 

실패해도 괜찮다. 그것이 인생이니까 우린 실패한 곳에서 다시 시작하면 될 뿐이다.

'일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돈' 친구들이랑 가끔 이야기한다. "만약에 로또에 당첨되면 뭐 할 거야?" "집 사야지, 세계 여행해야 하나? 우선 빚부터 갚자" 일어나지 않을 일을 대화 주제로 만들어 우린 기분 좋은 상상, 아니 곧 쓸쓸해질 상상을 했다. 상상한 만큼 우리의 현실을 더 깊이 인식하게 되니까. 월세 내야 하니까 돈 벌어야지, 빚 갚아야 하니까 돈 벌어야지 하면서. 화가 날 때도 있다. "도대체 돈에 언제쯤 시달리지 않게 되는 거야!" 그런 생각으로 매일같이 쉬지 않고 일만 해서인지 퇴사한 뒤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한참을 헤매기도 했다. 나는 쉬는 방법을 몰랐다. 아마 당신도 그럴것이다. 왜냐면 지금까지 그렇게 달려오는 인생이 정답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잘 쉬는 것도 능력이다. 나는 결국 뭘 해야 할지 몰라 아무거나 하거나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것을 찾고나와 맞는 쉼을 알아갔다중요한 건 그런 심심함 속에서 오는  아닌가 싶다

나는 지는 게 싫어서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퇴사하고, 혼자의 시간을 보내면서 느꼈던 게 있다. 열심히 살 필요는 없구나. 그래서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책 전체가 내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일 했을 때는 황금 같은 주말을 허투루 보낼 수 없어서 계획을 세웠다. 1 2일로 여행을 가거나 친구들을 몰아서 만나면서. 하지만 지금은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거리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만 하루 종일 볼 때도 있다. 예전 같으면 시간이 아깝다며 스스로에게 화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충전하는 날도 있어야지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자면서. 이처럼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한 사람들이 읽기 좋은 책이다.

<서평이 유익하셨다면 도서를 구매하실때 아래 링크를 이용해주세요^^>
파트너스 활동을 통한 수익금은 "세상을 위한 한조각" A PIECE의 사회 공헌 활동에 사용됩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야매 득도 에세이

COUPANG

www.coupang.com

 

<루카스 매거진 : 자유로운 작가들이 만드는 독립 잡지>
작가 : 답답할때 속을 편하게 해주는 매실처럼 마음 따뜻한 글을 쓰는 "매실" 작가
블로그 
: https://brunch.co.kr/@dahyesong91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