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베리칩(체내 이식용 마이크로칩 기술 : RFID)은 어떻게 세계종말을 의미하게 되었을까?

사이언티픽 이야기/생활 속 과학 백과사전

by Aaron martion lucas 2019. 10. 15. 17:16

본문

영화 킹스맨 성당 격투씬
영화 <킹스맨>하면  빠질 수 없는 성당 격투씬

2015년 감독이 약을 빨고 만든 영화라는 칭송?을 들으며 흥행몰이를 한 영화 <킹스맨>. 이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며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장면이 바로 성당에서 이루어진 집단 액션 장면이었습니다. 영화를 보신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토록 서로를 죽이며 싸우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은 이 장면이 만들어진 원인이자 최근 윤리적 이슈가 되고 있는 베리칩(Verichip) 기술에 대해 소개하려 합니다.

영화 킹스맨 베리칩 이식 장면
영화 <킹스맨>에서 악당은 무료 통신을 할 수있다는 거짓말로 사람들에게 베리칩을 귀 뒷쪽에 이식하는 모습.

영화 속 악당들은 대중들에게 무료 통신의 세대가 도래했다며 작은 마이크로칩을 인체에 이식시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특정 서로 간의 통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현혹시키죠. 물론 이 말은 반대로 특정 신호를 통해 베리칩을 이식받은 사람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다는 상상으로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특정 신호를 받은 사람들에게 극도의 폭력성을 유도하여 성당에서 서로 저렇게 싸운것입니다)

과연 이런 영화 같은 일이 가능한 걸까요? 대답은 YES입니다.

베리칩(Verichip)이란 무엇인가?

2004년(무려 킹스맨이 개봉하기 11년 전) 미국의 Verichip사는 인체의 피하에 삽입하는 체내 이식용 마이크로칩(RFID : Radio-Frequency Identification)을 개발해 미국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마이크로 칩은 일명 "베리칩"으로 불리며 치매환자 및 어린이들의 미아사고, 유괴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위치정보를 수신할 수 있게 하고, 범죄자들에게 이식하여 그들의 거취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용도로 개발되었습니다. 

베리칩 실제 모습 및 크기 비교
베리칩의 실제 모습 및 크기 비교, 쌀알보다 조금 큰 정도이다.

베리칩의 크기는 비록 쌀알보다 작지만 놀라운 무선 식별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약 1.2M 거리에서도 해당 스캐너로 칩의 데이터를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자기장을 이용해 칩 안의 전력을 공급하여 별도의 제거 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몸속에 이식한 후에는 영원히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이 칩이 가진 기능은 매우 다양합니다. 우선 무선으로 외부와 통신이 가능하여 개인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기능이자, 개인의 신상정보는 물론이고 유전자 정보, 의료 정보, GPS 기능 등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 정보 등을 토대로 개인의 신분관리, 건강관리, 자산관리, 위치관리에 있어 따로 신분증이나 신용카드 등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이죠. 

영화 속 한 장면들이 이미 15년 전부터 개발되어 꾸준히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베리칩 기술은 성장해 가고 있다.

베리칩을 포함한 체내 이식용 마이크로칩(RFID)의 상용화는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주변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희귀 동물의 보호를 위해 포획된 동물의 몸안에 삽입시켜 생태학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애완동물에게 베리칩 삽입을 함으로써 애완동물 등록제를 시행 중에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스웨덴에서는 이러한 RFID칩 사용이 2015년부터 시작해 지금은 신용카드, 신분증, 열쇠, 열차표 등 생활 전반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편리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칩 이식을 요구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베리칩이 이토록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베리칩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체이식용 RFID칩의 기술이 사실 매우 간단한 방식이라는데 있습니다. 현재 일반적인 스마트폰이나 교통카드 및 회사 출입증 등에 쓰이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이 활용되고 있지요. 단지 이것을 카드나 기계 안에 내장시키는 것이 아닌 주사기를 이용해 피부에 칩을 이식하는 방식으로써, 피어싱 정도와 비슷할 정도의 간단한 시술을 통해 자신의 몸을 매개체로 할 뿐입니다. 이처럼 간단한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많은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베리칩 이식 시술 모습
실제 베리칩 이식 시술 모습. 귀 뚫는 것보다 더 쉽다.

현재 베리칩은 일부 국가에서 신분증을 대신할 수 있는 신뢰성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할 필요 없이 스캐너에 베리칩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신분 확인을 할 수 있으며, 자동 결제 및 계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카드나 핸드폰 없이도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고로 병원에 실려온 환자에게 베리칩이 심어져 있다면 자신의 건강 이상 유무와 의료정보를 직접 말하지 않아도 의료진이 베리칩을 스캔하여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매일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의료시설로 송신함으로써 건강관리를 할 수 있고 응급상황 시 인근 구급대 및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자동으로 송신해 심장마비 혹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의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밖에도 많은 연구진과 기업들은 끊임없이 베리칩과 같은 생체이식용 RFID칩 활용분야를 점차 늘려가는 추세입니다.

다 좋은데... 과연 안전한 것일까?

기술의 활용범위는 늘어가고 있으나 베리칩 역시 기술의 발전 속도를 법령이나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리칩을 사랑하는 국가 스웨덴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큰 논쟁 없이 생체 이식용 마이크로 칩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뒷배경에는 스웨덴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데다 문화 자체가 새로운 신기술에 관심이 많고 오래전부터 사회보장제도에 등록된 개인정보를 다른 행정기관과 공유하는 걸 용인해 왔을 만큼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다른 나라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순 없습니다.

(1) 인체에 미치는 영향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마이크로 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일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베리칩의 편리성을 떠나 신체에 이물질을 이식하는 행위가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이크로칩의 주재료가 실리콘 또는 합성 유기물로 이루어져 있어 장기적으로 인체에 유해할 수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베리칩의 사용이 늘어나고 기술이 발전되면서 기존의 재료가 아닌 포도당을 이용한 메모리 소자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미 당뇨병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포도당 센싱 기술을 변형하는 것으로 인체에 무해할 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지고 자연스럽게 인체에 흡수되는 성질을 띌 수 있는 칩의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기술은 연세대연구팀에서 개발한 국내 기술입니다) 

(2) 개인정보 문제

베리칩이 신분증 대용으로 사용되기 위해선 개인정보가 모두 담겨 있어야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시 말해 개인의 인권 침해
,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또한 무선으로 외부와 통신하기 때문에 정부나 기업, 단체가 감시와 통제의 목적으로 이를 악용한다면 개인이 일부 권력의 감시와 통제에 무방비로 도출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는 분명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자유 민주주의의 정신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미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에서 운용중인 감시 시스템 "프리즘"을 오바바 대통령이 인정한 바 있다.

(3) 해킹 문제

베리칩 및 모든 RFID칩도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해킹의 위협에 안전하지는 못합니다. 금융거래가 가능한 베리칩이 해킹을 당함으로써 발생하는 개인의 금전적 손실도 문제가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분증 및 개인정보와 위치정보가 해킹을 당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특정 범죄자들의 감시 용도로 삽입된 베리칩을 그들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해킹함으로써 손쉽게 신분세탁이 가능할 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조차 이 사람의 신분이 정확히 맞는 것인가에 대해 기술을 불신하게 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모든 기술이 아직도 해킹에 대한 위험을 가지고 있고 이를 대비함에도 불구하고 종종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비단 베리칩만이 가진 위험요소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너무 앞서 나간 베리칩 666 음모론

베리칩과 RFID칩은 앞서 말한 것처럼 아직 개발되어야 할 기술적인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술의 개발뿐만 아니라 스웨덴과 같은 사례처럼 먼저 사회문화적인 측면이 먼저 정착되어야 하고 기존 제도의 개선도 불가피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 속에서 특히 베리칩은 많은 음모론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먼저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내용은 가톨릭 및 기독교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닌 일부 사이비 종교에서 주장하는 내용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그 어떤 교회 및 성당에서도 이런 말을 하지 않으며 기독교 교단의 경우 아예 2013년도 9월 총회에서 베리칩을 666표를 주장하는 사람은 무조건 배척해야 할 이단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현재 문제가 되는 성경 속 구절은 바로 이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또 작은 자나 큰 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자유인이나 종이나 할 것 없이, 다 그들의 오른손이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였습니다. 누구든지 이 표를 가진 사람, 곧 그 짐승의 이름이나, 그 이름을 나타내는 숫자로 표가 찍힌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팔거나 사거나 할 수 없게 하였습니다. 여기에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각이 있는 사람은 그 짐승을 상징하는 수를 세어 보십시오. 그 수는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데, 그 수는 백 육십 육 입니다.

(요한계시록/요한묵시록, 13:16~18)

이걸 분석하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인데, 먼저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요한묵시록에는 2마리의 짐승이 나오는데 숫자"666"은 첫 번째 짐승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짐승은 자신들의 능력으로 거짓 기적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현혹시킨 뒤 여러분이 많이 들어봤을 훗날 아마겟돈(성경에서 말하는 세계의 종말)에서 하느님과의 전쟁에 동참하게 만듭니다. 여기서 나타는 것이 위에서 말한 짐승의 표입니다. 그들은 이 짐승의 표를 인간의 오른손이나 이마에 표식을 남김으로써 자신과 뜻을 함께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것이 베리칩이라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이 짐승은 전쟁에서 패배하고 산채로 유황의 불바다에 던져져서 영원히 고통받게 됩니다.

성경 속 첫번째 짐승의 형상
성경에 묘사된 첫번째 짐승의 형상을 나타내면 대충 이정도 모습이다.

결국 베리칩=666(첫번째 짐승의 표식)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짐승이 사람들에게 자신의 표식(베리칩)을 나눠준다는 것은 곧 세계의 종말(아마겟돈)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하며 베리칩을 심은 자(짐승의 표를 가진자)들은 결국 영원히 고통받는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악마에게 현혹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곧 종말이 찾아온다! 구원받으려면 회개하라! 이것입니다.

물론 이런 주장 외에도 영화 속 장면처럼 베리칩에는 인간의 DNA 정보다 담겨있어 언제든 국가에서 인간을 조종할 수 있다던지 혹은 오바마 의료법 개정이 베리칩 삽입을 강제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제법 그럴싸해 보이는 근거를 대고 있지만 어떠한 것도 사실로 드러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요한 묵시록을 인용한다는 것 자체가 큰 오류가 있습니다. 먼저 성경을 걸고넘어졌기에 굳이 이를 반박하자면 구약성경 속 전도서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모든 행사를 살펴보니 해 아래서 하시는 일을 사람이 능히 깨달을 수 없도다 사람이 아무리 애써 궁금해 할지라도 능히 깨닫지 못하나니 비록 지혜자가 아노라 할지라도 능히 깨닫지 못하리로다.

(전도서 8:17)

요한묵시록에도 명기되어 있지만 성경의 말씀에 개인의 생각을 바탕으로 하느님의 말씀에 더하거나 빼는 것을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 제대로 된 지식이 없는 한 인간이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이를 전파한다는 것은 비진리이자 사실상 망상과 같은 것일 뿐 아니라 갑론을박이 많기는 하지만 요한 묵시록은 이미 과거의 시점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에 과거의 교훈으로 하여금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지침서와 같은 역할로 한정 짓는 것이 옳다고 보는 견해도 많습니다. 또한 짐승의 표는 말 그대로 눈에 보여야 하는데 베리칩은 눈에 안보입니다. (전쟁에서 피아식별을 위한 표식인데 눈에 보여야죠) 오히려 바코드를 오른손과 이마에 문신으로 그려 넣는 행위가 더 그럴듯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밖에도 그들이 주장하는 오바마 법안 내용 중(HR4872 / 오바마 헬스케어 법안 명칭) "madatory chipping of U.S citizen"(의무적으로 미국 국민에게 베리칩을 이식해야한다)라는 문구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거짓이며 단지 베리칩 기기를 의료 기기로 인정한다는 내용밖에는 없습니다. 아울러 DNA 지도를 이 작은 칩에 넣고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아마 우리가 암으로 고통받는 일 또한 없을 것입니다. 세계 제약회사에서 이 정도의 DNA 기술을 손에 넣고도 돈을 벌지 않는 바보가 있을 리 없으니 말이테죠.


이처럼 신기술의 개발은 인간에게 큰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과 그리고 윤리적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논란의 중심 속에 베리칩과 RFID 기술은 그 대표적인 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의견에 따르던 그것은 사용자의 자유가 되겠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앞으로 인간이 생활하는데 한층 더 높은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는 기기임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베리칩은 오른손이던 왼손이던 (이마는 아직 개발 중) 어디에도 이식이 가능합니다. 언제부터 짐승의 표가 양손에 있다고 성경이 바뀌었나요?

그럼에도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느끼신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을 것입니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